여러분은 '슈퍼 지구'란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이는 지구의 어떤 특징을 지칭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구와 유사한 특징을 가진 행성을 말하며, 2011년 9월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대학의 미셸 메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행성 50개 가운데 슈퍼지구가 16개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후에도 슈퍼지구의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행성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러한 슈퍼 지구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지구와 태양의 수명이 점차 다하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인류의 다음 주거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슈퍼지구는 지구형 행성 중에서도 지구보다 질량이 2~10배 큰 천체로, 중력이 강해 대기가 안정적이며, 화산 폭발 등의 지각운동이 활발해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이 질량은 천왕성 및 해왕성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초기에 발견된 슈퍼지구들은 어머니 항성에서 매우 가까운 곳을 돌고 있는데다, 아직 이들의 조성물이 암석인지 가스 덩어리인지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성 성분이 암석이 아니라 기체라고 가정할 경우 뜨거운 목성에 빗대어 뜨거운 해왕성이라고도 불립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슈퍼지구들의 궤도를 보면, 어머니 항성으로부터 충분한 복사열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태양계의 목성형 행성들처럼 궤도상의 가스를 끌어들여 자라난 상태는 아닐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슈퍼지구는 에우헤니오 리베라 휘하 연구팀이 발견한 글리제 876d 이후 여러 개 발견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존재가 추측되기는 하나 검증되지 않은 슈퍼지구로 제단자리 뮤 d가 있다.
연도별로 발견된 슈퍼지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글리제 876 d
첫 번째 슈퍼지구는 펄서 PSR B1257+12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 2개로, 알렉산더 볼시찬과 프레일이 발견하였습니다. 이 행성들은 대략 지구 질량의 4배 정도로 가스행성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았습니다.
주계열성 주위를 공전하는 첫 번째 발견 사례는 2005년 글리제 876 주위를 도는 글리제 876 d였습니다. 글리제 876 주위에는 이미 목성형 행성이 1개 발견된 상태였는데, 글리제 d의 질량은 지구의 7.5배였고, 공전주기는 매우 짧아서 고작 2일에 불과했습니다. 매우 가깝게 붙어서 돌고 있기 때문에 글리제 876이 적색 왜성이지만 d의 표면 온도는 650K에 이릅니다.
2. 글리제 581 c/581 d
2007년 4월 스위스 스테판 우드리 휘하 관측팀은 적색왜성 글리제 581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형 행성 2개(글리제 581c, 581d)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안쪽을 돌고 있는 행성 글리제 581c는 생물권 내를 공전하고 있었고, 표면에 액체 물을 가질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581c는 어머니 항성으로부터 1,100만 킬로미터 떨어져서 공전하고 있었고, 질량은 지구의 약 5배였는데 이 정도 거리에서 c가 받는 열은 금성의 반사도를 적용할 경우 섭씨 영하 4도, 지구의 반사도를 적용할 경우 영상 40도였습니다.
3. 케플러-22b
2011년 12월 5일 NASA의 과학자들은 케플러 우주 망원경으로 지구의 2.4배인 케플러-22b를 발견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과학자들은 골디락스 영역 주변을 돌면서 별의 밝기가 100만분의 84정도 흐려지는 것을 포착해 이 행성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행성은 태양 같은 항성 주변을 돌고 있으며 케플러 22b와 항성 간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보다 9%정도 가까우며, 표면에 물이 존재하고 생명이 살기 좋은 화씨 72도(섭씨22도) 정도의 기온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NASA는 이날 지구 같은 행성의 새로운 후보군 1천94개를 추가로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10개의 행성이 지구같은 크기입니다.
4. 글리제 667Cc
2012년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유럽남부천문대(ESO)가 이미 발표한 자료를 새로운 기법으로 분석하고 하와이 케크 천문대의 에셸분광기와 칠레에 있는 카네기 행성추적 분광기 자료를 종합해 지구에서 불과 22광년 거리에 있는 'GJ 667Cc'에 생명체가 생존할 확률이 매우 높은 행성임을 새로 밝혀냈습니다. GJ 667Cc는 `GJ 667C' 주위를 28.15일 주기로 돌며, 질량이 지구의 4.5배, 지구가 받는 광선량의 90%를 받는데 대부분은 적외선이어서 행성에 흡수되는 에너지의 비율이 지구보다 높지만 이런 점을 계산에 넣더라도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것과 비슷한 양의 에너지를 중심별로부터 받는 것으로 보이고, 행성의 표면 온도는 지구와 비슷해서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물, 더 나아가 어쩌면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슈퍼지구 후보"라고 밝혔습니다.
5. 글리제 1214 b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센터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2009년 이미 지상 망원경을 통해 발견된 행성 GJ 1214b를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재관찰한 결과 질량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슈퍼 행성으로 나타났습니다. GJ 1214b는 지구에서 약 40광년 거리에 있는 뱀주인자리에 속한 행성으로 지름은 지구의 2.7배, 질량은 약 7배 입니다. 적색왜성 GJ 1214를 200만km 떨어진 궤도에서 38시간 만에 한 차례씩 공전하며 온도는 230℃ 정도로 추정하였습니다. 이 행성의 대기는 2010년 CfA 과학자들에 의해 측정되었는데 물일 수도 있으나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대기와 같은 짙은 연무질로 덮여 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했던 상황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관측으로 연무질이 아닌 짙은 수증기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 행성이 중심별로부터 먼, 물 성분 얼음이 많은 곳에서 형성돼 탄생 초기에 지구 표면과 온도가 비슷한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HZ)을 지나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그 곳에서 얼마나 머물렀을 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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