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海王)은 ‘바다의 왕’이라는 한자어로,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신 포세이돈 또는 넵투누스(로마 신화 속 바다의 신)를 번역한 것입니다. 태양계 행성 중 8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8개 행성 중에서 직경으로는 4번째로 크고, 질량으로는 3번째로 큽니다. 그 해왕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계산을 통해 발견된 행성?
해왕성은 맨눈으로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경험적 관측이 아닌 수학적 계산으로 발견된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한 행성이라고 합니다. 천왕성의 궤도에 예기치 않은 변화가 있자 프랑스 천문학자 알레시 부봐르(1767년 6월 27일 ~ 1848년 6월 7일)는 천왕성의 궤도가 발견되지 않은 행성의 중력 섭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론했습니다. 그 후 1840년대에 또다른 프랑스 천문학자 위르뱅 르 베리에(1811년 3월 11일 ~ 1877년 9월 23일)가 그 행성의 궤도를 예측했고, 1846년에 독일 천문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갈레가 르베리에(1812년 6월 9일 ~ 1910년 7월 10일)가 예측했던 위치 범위 안에서 해왕성을 관측했습니다. 얼마 뒤에 해왕성의 제1위성인 트리톤이 발견되었지만, 나머지 13개의 위성들은 19세기가 다 지나도록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해왕성을 방문한 우주선은 1989년 8월 25일에 해왕성을 접근 통과한 보이저 2호 하나뿐입니다.
해왕성의 형성 과정
해왕성이나 천왕성 같은 거대 얼음 행성의 형성 과정은 정확한 모델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현재 모델에서, 태양계 외곽부 위치의 태양 성운의 밀도가 너무 낮아서,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진 핵 강착 이론으로는 거대 천체를 형성한 원인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형성을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가설들이 제시되었으며그 중 하나로 거대 얼음 행성들은 핵 강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원시 행성계 원반 내에서 불안정하게 형성되었고 그 뒤 근처의 크고 무거운 OB형(항성을 특징에 따라 분류하는 기준-O형은 극도로 밝고 뜨겁다) 항성의 복사 에너지가 그 대기를 날려버렸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또다른 가설은 거대 얼음 행성들이 태양 가까이, 밀도가 높은 곳에서 형성되었고, 가스체의 원시 행성계 원반이 사라지고 나서 현재의 궤도로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형성 후 이동' 이론이 우위에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이론을 따르면 해왕성 너머 지역에 있는 소천체들을 점유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해왕성의 푸른빛과 대기
높은 고도에서 해왕성 대기는 80%가 수소, 19%가 헬륨입니다. 극미량의 메테인도 존재하는데, 스펙트럼상에서 붉은색과 적외선의 영역인 600 nm 파장에서 메테인의 흡수선이 나타납니다. 천왕성과 마찬가지로 해왕성도 대기중의 메테인이 붉은 빛을 흡수, 푸른 빛을 띠게 만듭니다. 하지만 해왕성의 깔끔한 담청색은 천왕성의 탁한 청록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해왕성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메테인 성분은 천왕성과 비슷하지만, 메테인에 더해 어떤 미지의 성분이 해왕성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추측 됩니다.
해왕성의 날씨
해왕성과 천왕성의 차이 중 그 빛깔 말고도 기상 활동을 들 수 있습니다. 보이저 2호가 1986년 천왕성을 스쳐 지나갔을 때 천왕성은 시각적으로 매우 고요해 보였지만, 반대로 1989년 보이저 2호가 해왕성 옆을 지나가면서 행성의 영상을 담았는데, 천왕성과는 달리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증거들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해왕성의 날씨 중 특이한 점이라면 엄청나게 빠른 태풍을 들 수 있습니다. 해왕성의 바람은 초속 600미터에 육박하는 속도로 몰아치는데, 이는 음속의 두 배에 가까운 빠르기입니다. 그러나 해왕성의 대기 흐름은 보편적으로는 조금 더 느린데, 해왕성 대기에 항상 떠 있는 구름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바람은 동쪽 방향으로 초속 20미터 수준에서 서쪽 방향으로 초속 325미터 정도까지 다양했습니다. 구름 상층부에는 적도 근처의 경우 초속 400미터, 양극 지대의 경우 초속 250미터의 바람이 넓은 영역에 걸쳐 불고 있습니다. 해왕성 대부분의 바람은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게 행성이 자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2007년 해왕성의 남극 상층 대기가 다른 지역보다 섭씨 10도 더 따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구체적 온도는 섭씨 영하 200도 정도). 이와 같은 온도 차이 때문에 메테인 기체(해왕성 대기 상층부에 얼어 있다)가 남극으로부터 우주로 탈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대적 ‘열점’은 해왕성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해왕성의 1년 중 마지막 4/4분기(지구 시간으로 약 40년이다)에 태양을 향해 남극이 기울어져 있으며 같은 이유로 남반부 대신 북반부가 태양을 향해 기울어지면서 메테인 방출 현상은 북반부로 그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 때문에 해왕성 남반구의 구름 띠들은 그 규모 및 반사율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측되어 왔습니다. 이 추세는 198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20년까지는 계속 관측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왕성은 태양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계절 하나의 길이가 40년 가까이 됩니다.
해왕성의 위성들
해왕성의 위성들은 지금까지 14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제1위성 트리톤은 14개 위성들 중 압도적으로 크고 무거워, 해왕성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들의 질량 중 99.5% 이상을 차지하며, 회전구면체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질량이 큰 유일한 해왕성 위성입니다. 트리톤은 해왕성이 발견되고 불과 17일 뒤에 윌리엄 러셀이 발견했습니다.
태양계의 다른 거대 위성들과 달리 트리톤은 역행 궤도를 따라 공전하는데, 이것은 트리톤이 해왕성과 함께 생성된 것이 아니라 해왕성의 중력에 포획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트리톤은 동주기 자전을 할 정도로 해왕성에 가까이 있는데, 조수 가속 때문에 천천히 나선형을 그리며 가라앉고 있습니다. 3억 6천만 년 뒤쯤이면 로슈 한계(위성이 모행성의 기조력에 부서지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거리)에 다다른 트리톤은 결국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 것입니다. 트리톤은 지금까지 온도가 측정된 태양계 천체 중 가장 차가운 천체 중 하나로, 온도의 측정값은 −235 ℃ (38 K)입니다.
두 번째로 발견된 해왕성 위성은 불규칙하게 생긴 네레이드로, 태양계의 위성들 중 궤도의 이심률(타원의 찌그러진 방식을 나타내는데 장반경 a, 단축반경 b를 이용하여 로 한 것)이 가장 큰 천체 중 하나입니다. 이심률이 0.7512 정도로, 해왕성으로부터 네레이드의 궤도 최원점까지의 거리는 네레이드의 근점까지의 거리의 7배나 됩니다.
1989년 7월부터 9월까지 보이저 2호는 해왕성의 위성을 6개 더 발견했습니다. 이 중 질량이 두 번째로 큰 프로테우스는 태양계의 불규칙 위성들 중에서 질량이 가장 커, 자체 질량으로 구형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의 바로 아래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테우스가 해왕성의 위성들 중에서 질량이 둘째 간다고는 하지만 그 질량은 트리톤의 겨우 4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해왕성에 가장 가까이 있는 네 위성 나이아드, 탈라사, 데스피나, 갈라테아는 해왕성의 고리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가까이서 해왕성을 공전합니다. 이 네 위성의 바깥쪽에 있는 라리사는 1981년에 별을 엄폐하며 발견되었습니다. 이 엄폐 현상은 해왕성 고리의 원호 구조 때문으로 생각되었지만, 보이저 2호가 1989년에 해왕성을 탐사한 결과, 위성 때문에 일어난 현상으로 밝혀졌습니다. 2002년 ~ 2003년 동안 5개의 불규칙 위성이 더 발견되어 2004년에 발표되었으며, 해왕성의 이름이 로마 신화의 해양신 넵투누스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해왕성의 위성들의 이름은 하위 해신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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